요즘 어린이집 앞에서 자주 마주치는 따뜻한 풍경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의 작은 손을 꼭 잡고 등원길을 함께 걷는 조부모님의 모습입니다.
맞벌이 가정이 많아진 지금, 조부모님의 손길은 아이에게는 든든함이 되고,
부모에게는 안심이 되며, 어린이집에게는 고마운 동반자가 됩니다.
하지만 그 사랑이 더 온전하게 전해지기 위해서는
조부모님과 어린이집 교사 간의 따뜻한 소통이 꼭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보육교사 입장에서 조부모님과 어떻게 신뢰를 쌓고 소통할 수 있는지,
실천 가능한 전략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보육교사 입장에서도 조부모님은 아이의 생활과 성장을 함께 만들어가는 중요한 ‘양육 파트너’입니다.
그렇기에 조부모님과의 소통은 교사에게 반드시 필요한 전문 역량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교사 입장에서 조부모님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전략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사랑을 행동으로 옮기며 아이 곁을 지켜주시는 조부모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을 담아 시작합니다.
교사가 먼저 다가가야 하는 이유
등하원 시간은 하루 중 가장 짧지만, 가정과 어린이집이 만나는 가장 밀접한 순간입니다.
하지만 이 시간에 부모가 아닌 조부모님이 등하원을 담당하게 되면,
의사소통에 간극이 생기기 쉽습니다.
조부모님들은 때로 “나는 데려다주는 사람일 뿐이라 잘 몰라요”라고 겸손하게 말하시거나,
교사와의 대화에 부담을 느껴 피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사가 먼저 다가가 따뜻하게 인사하고, 간단한 대화를 시도한다면
조부모님은 훨씬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보육 현장은 교사에게 단순한 교육 공간이 아닌, 관계의 장입니다.
조부모님을 단순한 ‘부모 대리인’이 아니라 아이의 또 다른 애착대상으로 바라볼 때,
관계는 훨씬 따뜻하고 생산적으로 발전합니다.
조부모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실천 전략
- 명확하고 짧은 메시지 전달
조부모님 중에는 글자가 작거나, 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사항은 등하원 시 짧고 명확하게 직접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 “오늘은 야외활동이 있으니, 꼭 모자 챙겨주세요.” - 비언어적 소통 활용
인사, 미소, 눈맞춤은 말보다 더 깊은 신뢰를 줍니다.
처음에는 낯설 수 있지만, 매일 반복되는 인사는 관계 형성의 첫 단추입니다. -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한 설명
예를 들어 “이불은 일주일에 한 번 꼭 가져가셔야 해요”라고 말하는 대신,
“이불을 자주 세탁해주시면 아이가 위생적으로 잘 수 있어요”라는 식으로
조부모님의 수고에 공감하는 표현을 곁들여 전달하면 좋습니다. - 긍정적 피드백 제공
“할머니께서 오늘 일찍 등원 도와주셔서 아이가 차분하게 시작했어요”
같은 말은 조부모님께 자부심과 동기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습니다. - 관심 표현은 ‘존중’으로 이어집니다
조부모님의 건강, 피로, 생활 리듬에 대한 작은 관심은
교사와 조부모 간의 신뢰를 더욱 깊게 만들어 줍니다.
세대 차이를 존중하는 자세와 대화법
세대 간 양육의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조부모님은 자신의 자녀를 키웠던 방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손주를 돌보고 있고,
보육교사는 현대 보육의 흐름과 기준을 중심으로 아이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나눌 수 있는 기회로 바뀔 수 있습니다.
교사는 조부모님의 경험을 존중하면서도,
어린이집의 원칙과 방침을 설명할 때에는 정중하고 이해를 돕는 방식으로 전달해야 합니다.
예:
- (×) “이건 하면 안 돼요.”
- (○) “요즘 아이들은 정서적인 표현을 많이 중요하게 여겨서요, 이런 방식도 함께 해보면 좋아요.”
조부모와 소통이 잘못된 예 1: “그냥 데려다주는 사람일 뿐이라 몰라요”
상황:
아이가 최근 등원할 때마다 울고, 교사는 부모에게 이를 전달했으나, 부모는 “할머니는 그런 말 없던데요?”라고 반응.
교사가 등하원 시 할머니께 “오늘 아이가 힘들어 보이네요”라고 말하자, 할머니는 “저는 그냥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기만 해요. 자세한 건 부모랑 이야기하세요”라고 답변.
문제점:
조부모가 자신의 역할을 축소하거나, 교사와의 소통을 단절함으로써 아이의 정서 상태에 대한 정보 전달이 끊김.
영향:
교사는 아이의 변화에 대한 배경 정보를 알 수 없어 적절한 대응이 어려워지고, 부모와 어린이집 사이에도 오해와 불신이 생길 수 있음.
조부모와 소통이 잘못된 예 2: “어제 밤에 열이 좀 있었는데요” (하원 시 처음 전달)
상황:
조부모가 아침 등원 시 별다른 언급 없이 아이를 보내고, 오후에 하원 시 “어제 밤에 좀 열이 있었어요. 아침에는 괜찮아서 그냥 데려왔어요”라고 말함.
문제점:
건강 정보의 전달 시점이 늦음.
아이의 컨디션 변화나 의학적 상태는 등원 전 교사에게 반드시 사전 공유되어야 함.
영향:
감염병 등 확산 우려, 아이 상태 파악이 늦어 응급 상황에 대비 못함.
교사에게는 ‘정보 누락’의 부담이 남고, 보호자 신뢰도에도 타격.
조부모와 소통이 잘못된 예 3: “전자 알림장은은 어려워서 안 봐요”
상황:
알림장, 공지사항, 긴급 전달 사항을 부모에게 전달 부탁해도 확인이 늦거나 누락됨.
교사가 조부모에게 앱이나 문자 내용을 설명하려 해도 “그건 어려워서 몰라요. 부모한테 알아보세요”라고만 반응함.
문제점:
디지털 소통 도구에 대한 거부감 또는 의지 부족으로, 어린이집-가정 간 연결이 단절됨.
소통의 ‘중간 다리 역할’이 필요한 상황에서 공백이 생김.
영향:
중요한 공지사항 전달 누락, 행사일정 착오, 아이 준비물 미지참 등 아이의 생활에 직접적인 불편이 발생함.
또한 조부모님이 실수하거나 규칙을 모를 때는, 비난보다는 공유와 안내의 자세로 접근해야 합니다.
“혹시 간식은 가져오지 않도록 말씀드렸던 거 기억나시죠?” 같은 말은 단순한 지시보다 훨씬 긍정적 효과를 가져옵니다.
조부모님과의 소통에서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전 안내’와 ‘따뜻한 이해’가 함께 작동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등하원 시 조부모님께는 어린이집의 규칙이나 일정, 전달 사항을 가능한 간단하고 명확하게 설명하고, 반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메모나 시각 자료를 함께 제공하면 효과적입니다. 또한 디지털 소통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를 고려해 전화나 직접 전달을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중요한 점은, 실수나 오해가 생겼을 때 이를 지적하기보다는 “이해하시기 어려우셨을 수 있어요”라는 말로 시작하여 조부모님의 노고를 인정하며 개선 방향을 함께 찾아가는 태도입니다. 결국 조부모님도 아이를 사랑하는 또 한 사람의 보호자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교사는 ‘안내자이자 동행자’의 자세로 소통에 임해야 실수를 예방하고 신뢰를 쌓을 수 있습니다.
신뢰를 쌓는 교사, 존중받는 조부모
조부모님은 단지 ‘아이를 맡겨주는 보호자’가 아닙니다.
그들은 아이의 감정을 가장 먼저 알아채고, 부모의 빈자리를 대신 메워주며,
사랑과 책임을 기꺼이 감당하고 있는 또 하나의 양육자입니다.
교사가 먼저 마음을 열고 조부모님을 존중하는 태도로 대해줄 때,
자연스럽게 교사와 보호자 간 신뢰가 형성됩니다.
이 신뢰는 아이에게도 그대로 전해집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서로 웃으며 대화하고 존중하는 모습 속에서 안정감과 애착을 배웁니다.
따라서 교사는 조부모님에게
“늘 감사합니다”, “아이를 위해 애써주셔서 든든합니다”라는 말을
부담 없이, 자주 전해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 짧은 말 한마디가 오랜 신뢰로 이어집니다.
오늘도 아이 곁을 지켜주는 조부모님께 감사드리며
조부모님은 오늘도 아이의 하루를 함께 열어주고,
저녁에는 따뜻한 손길로 아이를 안아 집으로 데려갑니다.
그 시간은 단지 등하원이 아니라,
사랑이 오가는 연결의 시간입니다.
보육교사는 그 연결의 끈을 더 단단히 엮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존중과 배려, 정확한 소통과 공감이 어우러질 때
조부모님과 교사의 관계는 아이를 위한 가장 든든한 협력 관계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아이 곁을 지켜주는 모든 조부모님께 감사드리며,
그 헌신과 사랑에 응답하는 교사의 따뜻한 소통이
우리 아이들의 하루를 더욱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켜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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