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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이야기

보육교사의 병가에 대하여 : 영유아의 안정적 보육을 위한 어린이집의 대처와 부모의 이해

 

"어제까지 잘 계셨던 선생님이 갑자기 안 나오셨어요."
"아이한테는 미리 말도 못 해줬고, 선생님도 바뀌었다고 하니 혼란스러워요."
"병가라는데... 이런 일, 자주 있는 건가요?"

부모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며 가장 바라는 것은 '안정감'입니다.
매일 만나는 담임 선생님, 익숙한 목소리와 눈빛, 반복되는 하루의 루틴은 아이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정서적 기반입니다.

그러나 때때로 담임 교사가 갑작스러운 병가로 결근하게 되면,
아이와 부모 모두 낯선 상황을 맞게 됩니다.

“왜? 얼마나?”
“아이한테 영향은 없을까?”
“기관은 준비가 되어 있나?”

이 글에서는 보육교사의 병가와 그에 대한 현장의 대응,
그리고 부모의 이해가 어떤 방식으로 아이의 안정을 지켜줄 수 있는지를 다뤄보겠습니다.

병가가 필요한 보육교사 _몸과 마음의 회복이 필요한 보육교사

보육교사도 사람입니다 – 병가의 현실

보육교사는 하루 8~10시간 이상을 아이들과 밀착해 생활합니다.
기저귀를 갈고, 식사를 돕고, 낮잠을 재우고, 놀고, 안고, 달래는 하루.
이 모든 활동은 육체적·정신적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고강도 감정노동’입니다.

📊 보건복지부(2023) 조사에 따르면,

  • 보육교사의 1년 평균 병가 사용일수는 2.3일
  • 병가를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교사 비율은 64.7%
  • 이유: 대체 인력 부족(73.1%), 동료 눈치(52.5%), 원장 배려 부족(37.8%)

🩺 단순 감기부터, 허리디스크, 음성 소실, 고열, 정신적 번아웃까지
교사들은 몸이 아파도 “애들 어떡하지”라는 말이 먼저 나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일상과 안전을 책임지는 교사가 제때 회복하지 못하면, 결국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병가는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 부모의 불안도 이해됩니다

교사의 병가는 대부분 예고 없이 발생합니다.
특히 급성 장염, 감기, 근육통, 고열, 스트레스성 질환 등은 아침에 급작스럽게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당일 아침에야 원장과 관리자에게 통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부모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교사 부재에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 “아이한테 미리 말해줬어야 하지 않나?”
  • “왜 선생님이 안 계신지 아무 설명이 없었어요.”
  •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설명 부족, 대체교사 부재, 교사 변경 반복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불안감을 주게 됩니다.



어린이집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대부분의 어린이집은 교사의 병가 발생 시
즉각 대체 인력을 확보하거나, 내부 교직원 중 다른 교사가 업무를 분담하게 됩니다.

 현장 대응 사례

  • 대부분의  어린이집은 시에서 운영하는 대체교사 인력풀을 통해 2일 이내 교체 인력 투입 가능또는 어린이집에서 자체적으로 대체교사 구인
  • 인력풀을 통해 구인이 되지 않을경우에는  구인기간동안  원장이 직접 반에 들어가거나 보조교사가 주도적으로 운영
  • 부모 대상 문자 공지: 안내  “○○ 선생님이 건강상의 이유로 병가 중이며, ○○ 교사가 임시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쉽지 않습니다.
  대체교사 인력풀도 수요 대비 공급 부족 (2024년 서울 기준, 요청 대비 대응률 약 68%)
  인력 여유가 없어 대체교사 구인시까지 한시적 교실 당 인원이 과밀해지기도 함
  대체교사가 자주 바뀔 경우, 아이가 낯설어하고 퇴소를 고민하는 경우도 있음



부모의 이해가 아이에게 주는 힘

이럴 때일수록, 부모의 반응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큽니다.
아이들은 어른의 표정을 읽습니다.
부모가 불안하면 아이도 낯선 상황을 불안하게 받아들입니다.


 반면, 이렇게 말해보세요:
 "오늘은 선생님이 아프셔서 다른 선생님이 너랑 놀아줄 거야. 걱정하지 마.”
“선생님이 얼른 나으셔서 다시 와주실 거야.

이러한 긍정적인 메시지는 아이가 낯선 환경에서도 정서적으로 ‘괜찮음’을 배워가는 경험이 됩니다.
특히 아이가 3~5세인 경우, 전환 경험은 사회성 발달에도 중요한 과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병가를 인정하는 문화가 곧 보육의 질입니다

보육의 질은 ‘교사의 건강’에서 시작됩니다.
몸과 마음이 지친 교사가 충분히 쉬지 못하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온다면,
그 돌봄은 온전할 수 없습니다.

원장 및 기관의 역할

  • 교사의 병가를 ‘비정상’이 아닌 ‘정상적인 권리’로 존중
  • 병가 후 복귀 시 심리적 부담 덜어주기
  • 대체인력 확보 시스템을 지역과 협력해 강화

보건복지부 및 지자체의 역할

  • 대체교사 인력풀 확대 및 안정적인 예산 확보
  • 병가 사유에 따른 유급 병가 제도 현실화

모든어린이집에 예외 없이 대체인력 지원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


'아이의 하루’를 책임지는 사람도 보호받아야 합니다

보육교사의 병가는 단순한 ‘결근’이 아니라,
아이에게 더 건강하고 안전한 하루를 다시 제공하기 위한 회복의 시간입니다.
부모의 이해, 어린이집의 책임, 지역사회의 제도적 지원이 함께 어우러질 때,
우리 아이들은 언제나 안정된 하루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하루가 소중하듯,
그 하루를 만드는 사람의 몸과 마음도 보호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