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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이야기

어린이집에 사무담당 직원, 사무원이 꼭 필요한 이유

아이의 안정적인 보육, 사무의 전문성에서 시작됩니다

 

“아이들을 잘 돌보는 일이 전부 아닌가요?”

 

어린이집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많은 이들이 이렇게 답합니다.
물론 아이들의 하루를 책임지는 돌봄이 가장 중심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돌봄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선, 그 뒤에서 돌아가는 수많은 행정과 회계, 각종 공문 처리, 인력관리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사무의 세계’가 탄탄해야 합니다.


최근 몇 년간 보건복지부와 지자체는 어린이집 운영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행정 업무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시설 재무회계규칙’이 적용되면서 모든 수입·지출에 대한 회계처리 기준이 세부화되었고, 운영위원회 보고, 급여 명세, 예·결산 편성, 국가회계 시스템 입력 등은 이제 모든 어린이집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전담하는 사무직 인력 없이, 대부분은 원장과 교사가 이중삼중의 업무를 감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어린이집의 사무원 행정및 회계전담직원

 

원장과 교사는 이미 ‘과부하’ 상태입니다

한국보육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어린이집 원장의 78.5%가 "행정업무로 인해 보육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중소 규모(정원 50인 이하) 어린이집일수록 행정 부담은 더 큽니다. 교사는 아이들 수업 준비 후 야간에 공문을 작성하거나, 원장은 원아 상담 도중에도 급하게 행정처리를 해야 하는 등 불합리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한 원장은 이렇게 토로합니다.

“입·퇴소 보고, 급식비 정산, 인건비 입력, 운영위원회 서류 작성까지 다 하다 보면 정작 교사들과의 회의 시간도 부족해요.
늘 급한 일만 처리하느라 중요한 소통을 놓칠 때가 많죠.”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업무 피로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에너지가 행정으로 분산되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보육사업안내'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매년 보건복지부에서 배포하는 <보육사업안내>는 어린이집 운영의 기준이 되는 문서입니다. 그런데 2025년 개정안 기준으로, 전체 지침은 약 700페이지를 넘기며, 회계·행정 처리와 관련된 항목만 150페이지가량 됩니다.

  • 어린이집 지원금 신청 시 필요한 증빙 서류 증가
  • 운영위원회 회의록, 회계 보고서 정기 제출
  • 급식·위생 점검 후 결과보고 작성 의무화

이러한 변화는 보육의 투명성을 높이는 긍정적 신호이기도 하지만, 현장에선 이를 실무로 수행할 ‘사무직 인력’ 없이 소화하기 어렵다는 절박함이 터져 나옵니다.


사무교사’를 이미 두고 있는 어린이집도 있습니다

일부 선도적인 어린이집은 이미 자체적으로 ‘사무담당 인력’을 두어 운영의 효율성과 보육의 질을 동시에 높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의 어린이집은 ‘사무원 1인’을 채용하여 행정 전반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 원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무원 선생님이 들어오고 나서, 교사들 얼굴이 환해졌어요.  아이들 활동 자료에 더 집중할 수 있었죠.”


이처럼 사무업무의 전문성이 높아질수록, 교사들은 본연의 교육과 돌봄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습니다.

부모도 체감하는 ‘행정의 질’

보육이 단순한 돌봄을 넘어 ‘신뢰 기반의 공공서비스’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부모와의 소통도 체계적이어야 합니다. 어린이집 운영비 내역 공개, 운영위원회 회의 결과 전달, 행사 안내문과 결과 보고서 작성 등은 모두 행정의 일부입니다.

행정력이 부족한 경우, 부모들은 , "비용안내가 정확하지 않다", "원에서 정확한 안내를 받기 어렵다"는 인상을 받게 되고, 이는 결국 원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무전담 인력이 있어 체계적으로 정보가 제공되면, 부모와 어린이집 간의 신뢰는 눈에 띄게 향상됩니다.

아이들의 안정은 보이지 않는 손에서 비롯됩니다

아이들이 편안하게 하루를 보내는 어린이집. 그 안에는 교사의 애정 어린 시선, 원장의 리더십, 그리고 사무원의 꼼꼼한 지원이 함께 녹아 있어야 완성됩니다. 보육교사들이 시간에 쫓겨 공문을 작성하고, 회계 프로그램과 씨름하느라 스트레스를 받는 구조는 아이들의 정서적 안전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결국 사무원 한 명의 존재가 교사와 원장의 쉼을 만들고, 그 쉼이 아이에게 따뜻함으로 돌아옵니다. 아이를 중심에 둔 보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스템을 뒷받침할 사무담당 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제는 제도화가 필요합니다

현재 일부 어린이집은 자체 예산을 활용해 사무원을 채용하고 있지만, 이는 모든 시설이 따라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사무담당 인력 지원사업’을 정식 제도로 도입하거나, 일정 규모 이상의 어린이집에는 필수 인력 기준으로 사무원을 포함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는 단지 행정의 편의가 아니라, 보육의 공공성과 신뢰성,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길이기도 합니다.


어린이집에 사무원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결국 아이들을 위한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하루가 더 안전하고, 더 따뜻하고, 더 안정적으로 흐르기 위해
지금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역할’에 대한 인식입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이제는 사무원의 필요성에 한마음으로 공감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