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교실이 정말 예뻐요. 아이들이 좋아하겠어요!”
이 따뜻한 말 한마디는 교사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하지만 그 ‘예쁜 환경’은 많은 시간과 과 감정노동으로 완성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루 평균 10시간의 보육 외 시간에 직접 색종이를 자르고, 벽면을 꾸미고, 교구를 만들며, 교사는 쉬지 않고 ‘공간’을 만듭니다.
하지만 이것은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더는 교사 1인의 헌신에만 기대어서는 안 됩니다.
“환경은 제3의 교사” – 이상과 현실 사이
이탈리아의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에서는 **‘환경은 아이를 키우는 제3의 교사’**라고 말합니다.
교실의 구조, 조명, 색감, 재료, 심지어 향기까지 아이의 탐색과 정서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나라의 보육 현장도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놀이 중심 환경 구성, 계절 주제 반영, 유아 주도적 놀이공간의 구획화 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 환경 구성 전담 인력 없음
- 관련 예산이 넉넉하지 안음
- 교사 개인 시간에 수행- 휴게시간에 사용
📊 서울시 보육교사 1,000명 대상 설문 (2023년)
‘환경 구성 시간을 언제 확보하나요라는 설문에 보육이후, 근무시간이나 아이들 낮잠시간에라고 응답합니다. 때로는 퇴근후에 집에서 만들기도 합니다
이처럼 ‘환경 구성’은 공적 업무에서 밀려, 교사의 사적인 책임처럼 여겨지는 구조입니다.
환경 구성, 누구의 책임인가요?
환경 구성은 보육의 질을 높이는 핵심입니다.
문제는 이 작업이 개인의 미적 감각과 헌신에 의존하게 되면서 생기는 구조적 부담입니다.
💬 부모나 원장의 말 한마디가 교사에게 주는 심리적 압박
- “이번 주는 계절 테마 좀 바꿔주세요.”
- “옆 반은 꾸미기를 참 잘했더라고요.”
- “사진 올리려면 조금 더 꾸며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 신입 교사일수록 "내가 부족해서 환경 구성이 잘 안 되나?"라는 자기비하를 경험합니다.
하지만 어린이집에서 환경구성에 교사가 아이들을 보면서 하기엔 절대적인 시간부족입니다
환경구성을 하다가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의 질이 떨어질까 염려되고, 안전사고의 우려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환경 구성은 ‘감정노동’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환경 구성은 팀워크로 완성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의 안전하고 즐거운 놀이 공간을 만들기 위해선 단순히 벽을 꾸미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 가구 배치 변경 → 안전 점검 필요
✔ 조형 영역 구성 → 교구 정리, 소독, 보관 고려
✔ 벽면 교체 → 재료 구입, 인쇄, 제작 시간 확보
이 모든 과정은 물리적 인력과 예산, 시간 없이는 지속이 어렵습니다.
결국 교사가 감당하게 되고, 이는 **소진(burnout)**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해외는 어떻게 다를까요?
🧩 핀란드 – 유치원 내 ‘환경 디자이너’ 직군
🧩 독일 – 수업 준비 및 환경 담당 ‘보조교사’ 정식 배치
🧩 일본 – 환경 구성 시간은 근무 시간으로 인정, 주중 전담 시간 운영
🧩 캐나다 – 매월 환경 구성 예산 배정, 외부 전문가와 연계 가능
우리나라도 일부 지자체에서
- ‘환경 준비 전담일’ 운영
- ‘환경 코디네이터 파견’
- ‘교실 꾸미기 비용 지원’ 등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아직 전국적인 체계로 확산되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어린이집은 여전히 교사 1인의 역량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아이 중심 환경, 어떻게 가능할까요?
아이에게 좋은 환경이란 ‘예쁜 꾸밈’이 아닙니다.
아이의 놀이가 살아 있고, 교사와 함께 만들어가는 경험의 공간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제도적 기반이 필요합니다:
✅ 환경 구성 시간 보장
- 환경 변경 주간에는 교사 업무 일부 조정
- 대체 인력 또는 협업 인력 지원
✅ 행정 및 보조 인력 배치
- 환경 준비를 도울 지원인력 확보 (정리, 청소, 벽면 꾸미기 등)
✅ 예산 지원 제도화
- 월별 또는 분기별 주제에 따른 물품비 정기 지원
- 교사의 사비 지출을 최소화할 장치 마련
✅ 소통 창구 마련
- 부모에게 환경 준비의 의미와 과정을 알릴 수 있는 시스템 운영
(ex. 교실 구성 의도 설명 안내문, 게시판 공유 등)
교사가 함께 머무는 공간, 그 시작은 ‘지원’입니다
아이의 하루는 교실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교실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아이의 감정과 성장을 담는 그릇입니다.
교사가 그 공간을 꾸밀 때,
‘혼자 꾸미는 공간’이 아니라, ‘함께 만드는 공간’이라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예쁘게 꾸민 교실’을 칭찬하는 시대를 넘어,
그 공간이 어떻게, 누구와, 어떤 의미로 구성되었는지를 응원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보육환경은 교사 혼자 꾸밀 수 없습니다.
좋은 환경은 교사와 기관, 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만드는 것입니다.
교사에게 환경구성을 할 수있는, 환경구성을위해 논의할수있는 합리적인 시간 그리고 비용을 지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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