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은 사무실에만 계시는 것 같아요.”
“교사들은 바쁘게 움직이는데, 원장은 한가해 보이네요.”
보호자나 일부 교사들이 이렇게 느낄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교사들이 몸으로 부딪히며 바쁘게 움직이는 반면, 원장은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자리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원장은 어린이집의 방향을 결정하고,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운영하는 총괄 관리자이자 책임자입니다.|
그 무게는 눈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어린이집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좌우합니다.
원장이 감당해야 하는 일의 양은?
보건복지부 『보육사업안내』(2025년 개정)에 따르면 원장의 주요 업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전체 보육 운영 총괄
- 교사 인사 및 근무 관리
- 영유아 급식 및 위생, 안전 점검
- 회계 운영 및 보고
- 보육실 환경 및 상태 점검
- 부모 상담 및 민원 대응
- 시스템 입력 및 보고서 작성 (보육통합정보시스템 등)
- 각종 공문 회신, 점검 대응, 평가제 및 위원회 운영 등
이러한 항목들은 단순히 ‘서류 정리’로 끝나지 않습니다.
때로는 5분짜리 회신 하나가 보육기관 전체의 지원금 지급이나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절차이기도 합니다.
매일 쏟아지는 공문, 시간과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수도권의 한 어린이집 원장이 실제로 공유한 공문 수치를 보면, 2024년 6월 한 달간 공문은 총 87건. 하루 평균 약 4건의 공문이 도착하고, 그 중 40%는 24시간 이내 회신해야 했습니다.
내용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 보육일지 및 운영방침 변경
- 식중독 예방 기준 재안내
- 회계지침 개정
- 긴급 위생점검 사전 회신 요청 등
각각의 공문은 해석, 회의, 문서 작성, 내부 전달, 시스템 입력 등의 절차를 포함하며 하루를 순식간에 지나가게 만듭니다.
회계는 '전문가 수준'을 요구합니다
2019년 이후, 어린이집도 사회복지시설로 분류되어 '재무회계규칙'이 적용됩니다. 원장은 다음과 같은 회계 절차를 스스로 수행하거나 감독해야 합니다:
- 예산 수립 및 결산 보고
- 지출 결의서 작성 및 증빙 처리
- 급여 정산, 4대 보험, 원천세 신고
- 나라장터를 통한 계약 및 구매
- 보조금 입력 및 실적 보고
즉, 회계사 수준의 회계 이해도와 실무 역량을 요합니다. 별도 회계 담당자가 없는 소규모 어린이집에서는 이 모든 것을 원장이 직접 수행해야 하며, 오류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 또한 전적으로 원장에게 돌아갑니다.
관계의 중간에 서 있는 사람 원장은 교사와 부모, 그리고 행정기관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세 집단 모두에게 다른 언어와 태도로 접근해야 합니다.
- 교사에게는 심리적 지지자이자 조율자
- 부모에게는 신뢰받는 소통의 중심
- 행정기관에는 책임 있는 대외 보고자
이 세 역할을 하루에도 수십 번 넘나드는 것이 원장의 일상입니다.
때론 교사 회의, 때론 민원 상담, 때론 문서 검토와 전자결재, 때론 교구 구입과 시설 점검까지. 이 복합적이고 유기적인 운영이 바로 원장의 본업입니다.
원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안
- 사무행정 인력 배치 확대: 모든 어린이집에 행정도우미 지원이 필요합니다.
- 재무회계 컨설팅 시스템 강화: 기존 서울, 경기권 중심에서 전국 확대가 요구됩니다.
- 공문 집중 시간 정비: 비효율적인 공문 분산을 줄이기 위한 주간 단위 정리 및 발송 기준 도입 필요
- 실무 교육 강화: 온라인 공지 대신 사례 중심의 현장형 교육 확대
어린이집 원장이 지탱하는 어린이집의 오늘 보육교사는 아이들의 하루를 만들어가며 그들의 삶에 직접적인 감동을 주는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원장은 그 하루가 무너지지 않도록 시스템을 지탱하고, 관계를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설계자’입니다.
‘앉아만 있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것을 조율하는 운영자’ – 이 한 문장을 기억해 주세요.
원장의 부담이 덜어질 때, 교사의 교육은 더 안정되고, 아이의 보육은 더 따뜻해질 수 있습니다.
그 출발점은 부모와 사회의 바른 이해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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