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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이야기

<부모가 알아야 할> 어린이집에서 생긴 일어난 작은 상처들,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어머,  볼에 상처가 났어요.”
어린이집 하원 시간, 아이의 입술 한쪽이 부르텄거나  살짝 긇힌 자국이 보이면 부모님의 마음은 순간 무너집니다.

“도대체 왜 다친 걸까? 어떤 아이가 그런 걸까? 교사는 뭘 했지?”
걱정이 분노로 번지기까지는 단 몇 초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몸에 생긴 작은 상처를 무조건 사고나 관리 소홀로만 해석한다면, 우리는 발달 과정에서 아이가 겪는 자연스러운 실수와 경험을 이해할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어린이집에서의 하루의 일과중 상처는 왜 생길까요?

영유아기 아이들은 세상을 온몸으로 경험합니다.
아직 조절 능력이 미숙한 이 시기의 아이들은 넘어지고, 부딪히고, 물고, 물리며 관계를 배워갑니다.

입 주변 상처는 특히 자주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감정 표현의 미성숙: 말을 아직 잘 못하는 아이는 분노, 불안, 질투 등의 감정을 입이나 몸으로 표현합니다. 그중 입은 강한 감각 기관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사용됩니다.
  • 입 중심의 감각 발달: 0~2세 사이의 영아는 입으로 모든 것을 확인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장난감을 빠는 것은 물론이고, 친구의 팔이나 어깨에 입을 대는 경우도 많습니다.
  • 놀이 중 사고: 웃으며 장난치다 갑자기 친구의 머리가 턱에 부딪히거나, 미끄러지며 입술을 깨무는 등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순간적인 사고도 많습니다.

즉,  상처는 발달 특성과 일상적 활동에서 충분히 발생 가능한 일이며, 대부분은 성장 과정에서 겪는 ‘작은 실수’입니다.


 부모의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아이가 다친 모습을 보면 어떤 부모라도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차라리 내가 다쳤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작은 상처가 자칫 교사에 대한 불신이나 다른 아이에 대한 비난, 더 나아가 과도한 요구로 이어지면, 어린이집이라는 공동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긴장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교사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교사도 똑같은 마음입니다.
아이가 입술을 깨물었거나 친구에게 물려왔을 때,
누구보다 먼저 마음 아파하고, 자책하며, 조심스럽게 부모에게 전달합니다.


      교사의 감정노동

  • 말 꺼내기 전 수십 번의 시뮬레이션
    “부모님이 너무 놀라시진 않을까?”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책임을 다하는 걸까?”
    교사는 퇴근 시간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 상처보다 큰 건 부모의 시선
    물린 자국보다, 그걸 바라보는 부모의 실망과 불신이 교사를 더 깊이 아프게 합니다.
    ‘왜 제 아이만 다치죠?’라는 말 한마디는 보육 전문가로서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칼날이 되기도 합니다.
  • 죄송하지만 잘못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교사는 늘 죄송한 마음으로 사건을 전달하지만, 모든 일이 교사의 관리 소홀 때문만은 아닙니다.
    아이들이 실수하고 배우는 과정이며, 그 속에서 사회성과 자기 조절력을 익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 
    • C 부모 사례: 물림 사고가 반복되자 “그 아이는 왜 안 내보내요?”라고 반복적으로 민원을 제기함. 
    • K 부모 사례: 작은 입술 상처를 두고 “사진 찍어놨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 교사와 원장은 밤늦게까지 심리적 불안에 시달림.
    • Y 부모 사례: 하원 도중 교사에게 고성으로 항의. 다른 학부모와 아이들까지 위축됨.
    어린이집은 완벽한 안전 공간이 아닙니다.
    물론 최대한의 예방과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실수하고 부딪히며 배우는 공간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함께 이해해주셔야 합니다.

요즘 일부 부모님들 중에는 ‘소비자 중심’의 감각으로 어린이집을 대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내 아이는 안 다쳐야 해요.
”“문 아이는 따로 분리해주세요.”
“교사 실수 아닌가요? ”라는 표현이 늘어날수록,

보육은 돌봄의 예술이 아니라, 서비스 산업의 ‘갑을관계’처럼 변질됩니다.


상처를 받아들이는 태도, 우리 아이를 지켜줍니다🧡 부모가 기억해 주세요

  • 모든 상처가 ‘사고’는 아닙니다: 일상 속 활동에서 생기는 작은 상처들은 정상적인 성장 과정의 일부입니다.
  • 교사도 마음을 다합니다: 교사는 무책임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하루를 진심으로 지키기 위해 매 순간 집중하고 있습니다.
  •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아이, 교사, 부모 모두가 이 관계 속에서 함께 배우고 자랍니다.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는 순간,
    성장은 멈춥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마음이 아픈 순간이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이 상처 하나하나를 ‘누구 때문’이라고 단정짓기보다는,
“아, 아이가 또 하나 배우는 시간이었구나”라고 받아들이는 순간,  부모도 한층 더 성장합니다.


상처를 둘러싼 우리의 역할

 

아이는 순간의 감정을 표현하려다 실수를 했고,
교사는 책임감과 미안함 속에서 조심스럽게 말하고,
부모는 놀라움과 걱정 속에서 아이를 안습니다.
어린이집은 아이들의 삶의 첫 사회입니다.
이 공간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교사의 헌신, 아이의 실수, 부모의 품이 함께 맞물려야 합니다.

그럴 때,
아이의 피부에 남은 작은 상처는
아픔의 흔적이 아니라, 성장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이 모든 감정이 얽혀 있는 작은 상처 앞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비난보다 이해이고, 의심보다 신뢰이며,
단절보다 협력입니다.

아이의 여린 피부에 생긴 자국 하나에도,  세 사람의 마음이 함께 담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