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서로 부딪혔어요” ― 부모님의 말 속에 담긴 의미
“계단을 오르다 입술을 다쳤어요.”
“친구 장난감을 뺏다가 손등에 긁힘이 생겼어요.”
“블록 놀이 중 친구를 밀었어요.”
이런 말들을 들으면 부모님은 순간 당황하거나 놀라실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선생님이 안 보고 계셨던 걸까?” "정말 아이들이 서로 부닺힌걸까?" 하는 생각이 스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린이집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사소한 사고는 아이의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왜 다칠까요? ― 그것은 ‘성장’ 때문입니다
만 0~2세 영아는 아직 ‘말보다 행동이 먼저’ 나오는 시기입니다.
즉, 의사 표현과 감정 조절을 말로 대신할 수 없기에,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말 대신 행동으로 표현
“싫어!”, “내 거야!” 같은 감정이 말로 표현되지 않아, 손이 먼저 나가고 몸으로 밀게 됩니다.
균형과 근육 미숙
계단에서 중심을 잃거나, 장난감을 쥐다가 친구 손톱에 긁히는 등의 사고는 신체 통제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탐색기 행동
무엇이든 만져보고, 입에 넣고, 직접 부딪히며 배우는 시기. 아이에게 세계는 ‘몸’으로 경험하는 놀이터입니다.
이런 행동들은 결코 공격성이나 교사의 실수 때문이 아닌, ‘발달 단계에서의 자연스러운 통과점’입니다.
어린이집 하루 속 안전사고는 이렇게 일어납니다
하루 일과 속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관계를 맺고, 놀이하며, 세상을 탐색합니다.
사고는 바로 그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 9시 – 자유놀이
장난감을 두고 경쟁하거나 뺏으려다 다툼 발생 가능
→ 긁힘, 물림, 밀침 등
🖌 10시 – 실내 활동
붓을 휘두르다 물감이 튀거나, 실내에서 뛰다 부딪힘
→ 의도 없는 충돌
🍽 11시 30분 – 점심 시간
자리 이동 중 식판 엎기, 식탁 모서리 부딪힘
→ 입, 이마 상처 등
🛌 13시 – 낮잠 준비
장난감 정리 중 실랑이, 수면 전 과도한 흥분 상태
→ 작은 충돌 또는 마찰
🌳 15시 이후 – 실외 놀이
미끄럼틀, 모래, 놀이차 등에서 경미한 낙상
→ 팔, 무릎, 얼굴 긁힘 등
교사는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아이들의 발달 특성과 관계 속에서 작은 사고는 피하기 어렵습니다.
교사의 속마음 –감정노동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교사는 가장 먼저 아이를 살피고, 그다음은 자신의 감정을 추슬러야 합니다.
“부모님은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이게 불신으로 이어지진 않을까?”
“더 잘했어야 했나…”
사고 보고서 한 장을 작성하기까지, 교사의 마음속에서는 수십 번의 반성과 자책, 조심스러운 예측이 오갑니다.
<교사들의 고백>
“아이 다친 날엔 잠이 안 와요.”
“죄송하다는 말, 정말 진심이에요. 하지만 매번 ‘왜 이런 일이…’란 반응엔 많이 지쳐요.”
“우린 로봇이 아니에요. 감정이 있습니다.”
"퇴사하고 싶어요"
" 10번중 1번, 다친건데.. 너무 저에게 심하기 이야기 하십니다. 또 다칠까봐 너무 두렵습니다: "
부모님의 반응, 그 따뜻함이 교사의 하루를 바꿉니다
사고 후 부모의 반응은 교사의 감정노동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실제로 있었던 바람직하지 않은 반응
- “다른 아이랑 다툰 거면, 선생님은 뭐 하셨어요?”
- “우리 아이가 맞는 건 처음인데요?”
- “감독을 제대로 하셨으면 이런 일이 없었겠죠.”
이런 말들은 사실을 확인하는 표현이 아니라, 교사에게 ‘당신 책임’이라는 정서적 무게를 부여합니다.
결국 신뢰는 무너지고, 아이와 교사 모두에게 긴장이 남습니다.
교사-부모의 따뜻한 동행을 위한 마음가짐
교사는 아이의 하루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입니다.
부모가 기억해주시면 좋은 점들:
- 모든 사고는 누군가의 ‘실수’가 아닐 수 있습니다
→ 아이의 발달 특성과 또래 관계 속 자연스러운 경험입니다. - 교사는 설명보다 마음을 먼저 전달하고 싶습니다
→ 보고서는 단순 기록이 아닌, 아이의 정서 상태와 관계를 이해하는 열쇠입니다.
신뢰와 공감은 사고보다 더 빠르게 회복됩니다
→ “감사해요, 아이를 잘 돌봐주셔서”라는 한마디가 교사의 마음을 다시 일으킵니다.
아이에게 작은 사고는 ‘배움’입니다
상처가 생겼다고 아이가 약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는 다음을 배웁니다:
* 친구와 다투었지만, 사과하는 법을 배움
* 손이 아팠지만, 장난감은 나누어야 함을 배움
*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나는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가짐
이러한 일상은 단지 다쳤냐 안 다쳤냐의 문제가 아닌,
아이의 사회성, 자기조절력, 감정조절 능력을 키우는 성장의 기회입니다.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있습니다
말보다 행동이 먼저인 아이들, 그 앞에서 어른이 해야 할 일은
👉 판단이 아니라 이해,
👉 의심이 아니라 신뢰,
👉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려는 마음입니다.
어린이집은 교사와 부모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의 성장 공간입니다.
사고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후에 어떤 태도와 대화가 오갔는가입니다.
아이의 작은 상처도 함께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작될 때, 어린이집은 더 안전하고 따뜻한 곳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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