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의 감정노동, 아이를 돌보는 사람도 보호받아야 합니다
“오늘 아이가 울었다고요? 이유는요?”
“우리 아이가 맞았다는데 왜 바로 연락을 안 주셨죠?”
“선생님이 좀 더 빨리 개입하셨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 말들을 듣는 순간, 보육교사는 무거운 책임감과 동시에 깊은 자책감에 빠집니다.
오늘도 교사의 하루는 아이를 돌보는 일만큼이나, **‘감정을 돌보는 일’**로 가득 차 있습니다.
1. 감정노동은 보육교사의 본업입니다??
‘보육교사’라는 직업은 단순히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 아닙니다.
감정을 다루고, 관계를 조율하고, 위기를 중재하며 하루를 살아가는 정서노동자입니다.
# 감정노동이란?
감정을 억제하거나 표현을 통제하여 타인의 정서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노동 (감정노동자 보호법, 2018)
어린이집은 단지 놀이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아니라,
수십 가지 감정이 교차하고 충돌하며 회복되는 정서의 전쟁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교사가 서 있습니다.
2. 부모 소통에서 생기는 감정의 무게
# “말 하지 않으려했다가 그냥 말씀드리는건데요~”라는 말 뒤에 숨은 날카로움|
부모는 아이에 대한 걱정에서 시작하지만, 때로는 그 걱정이 교사를 겨냥한 질문과 지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 “제 아이만 왜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날까요?”
- “다른 아이는 괜찮던데, 왜 우리 아이만요?”
- “선생님이 놓친 건 없으셨나요?”
이 질문 앞에서, 교사는 자신의 설명을 반복하며
자신의 감정은 눌러두고, 부모의 감정을 먼저 달래야 합니다.
# 2023년 한국보육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보육교사 73%가 ‘부모와의 소통에서 정서적 피로를 자주 경험한다’고 답했습니다.”
3. 아이의 감정, 교사의 감정
아이가 울면, 교사는 감정을 숨긴 채 안아줍니다.
아이가 소리 지르면, 먼저 조용히 숨을 고릅니다.
어떤 감정이든, 교사는 중간에 서서 조정해야 합니다.
# 교사의 하루 속 감정노동 순간
- 친구와 장난감을 다투는 아이 사이에서 균형 잡기
- ‘왜 자꾸 때리죠?’라는 부모의 질문에 침착히 답하기
- 회의 중 동료 교사와 역할 조율하며 감정 상하지 않도록 배려하기
이 모든 상황은 감정을 소진시키며, 교사의 내면을 조금씩 닳게, 그리고 심장이 쪼그라지게 만들며 가슴에 통증을 가지고 오게합니다
4. 보육교사의 감정노동의 부작용, 누구도 묻지 않는 질문
교사 A의 이야기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은 정말 보람 있어요. 그런데 하원 시간만 되면 두통이 와요.
부모님이 ‘뭘 놓쳤는지’ 따지기 시작할까 봐요.”
교사 B의 이야기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죄송합니다’만 반복하는 내 모습이 자꾸 작아져요.”
감정노동은 보이지 않는 상처를 남깁니다.
그 상처는 교사의 자존감과 직업 만족도, 나아가 아이에게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5. 교사도 보호받아야 할 사람입니다
감정노동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마음 챙김’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사회적인 보호 체계가 필요합니다.
어린이집 기관의 역할
- 감정노동 상담 및 심리 회복 프로그램 운영
- 정기적인 교사 소통 교육과 멘토링
- 교사의 감정노동을 ‘업무의 일환’으로 인정하고 보상하기
부모의 역할
- “선생님,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 짧은 한마디가 교사의 감정노동을 회복시킵니다.
- “혹시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 걸까요?” 이해하려는 자세는 교사-부모 관계를 회복시킵니다.
사회의 역할
- 보육교사를 단순 ‘육아 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정서 교육 전문가로 인식 전환 - 감정노동 위험직군에 보육교사 포함하여 제도적 지원 확대
6. 감정을 보듬는 직업, 감정이 닳아서는 안 됩니다
보육교사는 누구보다 정서적으로 민감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아이의 표정 한 줄,
부모의 말투 한 마디,
동료의 눈빛 하나에도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관계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감정의 파도 속에서,
자신의 감정은 침묵 속에 밀려납니다.
아이를 위한 교사라면, 교사를 위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교사의 감정이 건강해야, 아이의 하루도 건강해집니다.
7. 함께 만드는 따뜻한 현장,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보육은 혼자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아이, 교사, 부모, 기관, 사회 모두가 서로의 감정을 존중하며 협력할 때
비로소 안전하고 행복한 보육이 이루어집니다.
당신의 한마디가 교사의 하루를 바꿉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부모님, 어린이집 원장님, 예비 교사 여러분, 이 말 한마디를 기억해주세요.
“감정노동도 노동입니다. 보육교사도 감정을 가진 사람입니다.”
오늘 퇴근길에 이렇게 건네보세요.
“선생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아이가 행복해 보여요.”
그 말은 교사에게 심리적 월급입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 더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를 맞이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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