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경찰은 아이와 교사에게 다르게 보일까?
어린이집에서는 경찰을 **‘정의로운 우리 편’**으로 가르칩니다.
‘길을 잃었을 때 데려다주는 사람’, ‘나쁜 사람을 혼내주는 좋은 사람’—
아이들에게 경찰은 ‘도와주는 어른’으로 자리 잡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교사들은 다릅니다.
예고없이
만약 제복입은 경찰이 어린이집에 온다면, 분위기는 바뀝니다.
방문 목적이 ‘수사 협조’라는 걸 몰라도, 선생님들은 긴장하고, 말수가 줄어들고, 표정이 굳습니다.
아이들이 “경찰 아저씨다!” 하고 반가워할 때,
교사는 속으로 ‘무슨 일이 커질까’ 조마조마한 마음이 됩니다.
아이에게 경찰은 영웅이다
어린이집 유아안전교육에서는 늘 경찰 이야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 “길을 잃었을 때는 112에 전화해요”
- “도와달라고 말할 땐 경찰관 아저씨를 찾아요”
선생님들은 역할극을 하고, 경찰 복장을 한 인형으로 상황극을 합니다.
아이들은 그걸 보고 따라 하며, 경찰관을 **‘착하고 힘 센 우리 편’**으로 기억합니다.
경찰관이 어린이집을 방문하는 날은 행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손을 흔들고, 순찰차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습니다.
“너희는 나쁜 짓 하면 안 돼요!”라는 경찰의 말은 아이들에겐 재미있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그러나 교사에게는… 조사관이 된다
같은 경찰인데, 교사에겐 다릅니다.
예를 들어 교실에서 아이가 혼잣말로 “선생님이 나 밀었어”라고 했다고 해보겠습니다.
부모가 걱정돼서 관할 경찰서에 민원을 넣고, 그게 ‘아동학대 의심’으로 접수되면
곧장 담당 형사가 어린이집으로 전화를 합니다.
“CCTV 좀 확인해야 해서요.”
“참고인 조사가 필요합니다.”
이 한 마디면 원장은 교사들을 불러 그날 상황을 되짚고,
관련 시간대 CCTV를 추출하고,
보호자에게는 중립적으로 상황을 설명해야 합니다.
하지만 교사는 벌써 자기 안에서 죄인을 만난 듯한 마음입니다.
현장 교사들은 말합니다.
“우린 그냥 일상대로 아이를 돌본 것뿐인데,
경찰이 들어오면 갑자기 내가 수상한 사람이 된 기분이에요.”
절차는 ‘조사’인데, 마음은 ‘심문’으로 받아들여진다
경찰은 법 절차에 따라 움직입니다.
명확한 ‘피의자’는 아니더라도,
- 진술 요구
- CCTV 분석
- 참고인 소환
이 일련의 흐름은 교사에게는 심문처럼 느껴집니다.
한 교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참고인이라고 해도, 나는 그날 상황을 완벽히 설명해야 했어요.
내가 무슨 말을 잘못할까 봐, 몇 날 며칠을 마음 졸였죠.”
현장 목소리와 시사점
실제로 2024년 4월, 경기도 화성의 한 어린이집 교사는
5세 아이의 팔을 잡아당기고 꼬집었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언론은 ‘입건’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아동학대 의도가 없다’는 무혐의 결론이 나왔습니다 (KBS).
그러나 교사는 말합니다.
“무혐의가 나도 이미 소문은 돌았어요.‘조사받았던 선생님’이라는 낙인은 남더라고요.”
진짜 ‘우리 편’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경찰의 말 한마디가 교사를 지킬 수도, 흔들 수도 있다
교사들은 수사 그 자체보다
**‘조사의 말투’, ‘접근 방식’, ‘기본 설명 부족’**에 더 상처를 받는다고 합니다.
“조사하러 왔습니다”가 아닌,
“오해를 풀기 위한 확인을 진행하러 왔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했다면
교사들의 표정도, 마음도 달라졌을 것입니다.
어린이에게 영웅이듯, 교사에게도 ‘믿을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
아이에게 경찰은 도와주는 어른이고,
교사에게는 조사자가 아닌 협조자여야 합니다.
보육현장에서 경찰의 역할은 ‘강제력’보다 ‘신뢰’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진짜 영웅은 힘만 쓰는 사람이 아니라,
공감과 설명으로 불안을 다독이는 존재입니다.
태그:
#경찰이미지 #어린이집조사 #교사불안 #아동학대사례 #경찰소통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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