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운데 그냥 물이나 좀 튀기게 해주세요.”
“어차피 노는 거 아닌가요?”
어린이집 여름 물놀이를 바라보는 일부 시선은 ‘쉬어가는 활동’이나 ‘특별 행사’에 그치곤 합니다.
그러나 현장의 보육교사라면 압니다.
물놀이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영유아 발달을 위한 중요한 교육 활동이라는 사실을요.
물놀이는 ‘누리과정’의 실천입니다
개정 누리과정은 ‘놀이 중심’ 교육을 핵심 기조로 하고 있습니다. 유아가 놀이 속에서 배우고, 경험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교육의 중심에 두고 있지요.
특히 여름철 물놀이는 물리적 환경을 활용한 오감 자극 활동으로, 다음과 같은 교육 목표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 신체운동·건강: 다양한 움직임을 통한 신체 조절력 향상
- 의사소통: 또래와의 놀이 대화, 감정 표현
- 사회관계: 양보, 순서 기다리기, 협력
- 예술경험: 물감물놀이, 색 물놀이를 통한 창의성
- 자연탐구: 물의 상태 변화 관찰, 도구 실험 등
교사는 아이들이 무심코 ‘첨벙’하는 순간에도 관찰합니다. 어떤 감각을 즐기는지, 친구와의 상호작용은 어떤지, 새로운 놀이를 주도하는 아이는 누구인지. 물놀이는 관찰과 평가의 좋은 기회이자, 일상의 교육과정입니다.
어린이집에서 ‘물놀이’는 이렇게 이루어집니다
1. 연령별 놀이 구성
- 0~2세: 물그릇 속 장난감 건지기, 손바닥 물감 놀이, 발 물장구
- 3~5세: 간이 워터슬라이드, 소꿉물놀이, 모래+물 합놀이, 물총 놀이
2. 주제와 연결된 활동
예를 들어, ‘여름’ 주제 주간에는 물속 생물 이야기와 연계해 물고기 물놀이, ‘교통기관’ 주간에는 물속 배 띄우기 실험을 연계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교사는 물놀이도 교육 주제에 맞게 구성하여 계획합니다.
안전과 준비는 ‘교사의 보이지 않는 노동’
물놀이는 아이들에겐 한여름 최고의 시간일 수 있지만, 교사에겐 긴장과 체력의 총동원입니다.
- 준비 시간: 물놀이 도구 정리·소독, 놀이공간 점검, 아이 개별 건강 확인
- 진행 시간: 아이 1:1 눈맞춤, 안전 거리 유지, 사고 예방 집중
- 정리 시간: 탈의 보조, 수건 정리, 물청소, 재정비
실제 보육교사 100명을 대상으로 한 2023년 [한국보육진흥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름철 물놀이 활동 후 피로도가 가장 높다”는 응답이 87%**에 달했습니다.
그만큼 물놀이는 교사의 물리적·정서적 부담이 큰 활동입니다. 하지만 교사들은 아이들이 “시원해요!”, “재미있어요!” 외치는 목소리 하나로 그 수고를 잊곤 하지요.
부모님의 준비와 이해가 함께하면 더욱 풍성합니다
물놀이는 교사만의 일이 아닙니다. 가정의 협력이 있어야 더욱 원활하게 진행됩니다. 다음은 부모님의 준비 체크리스트입니다:
- 여벌옷 2벌, 얇은 수건 2장
- 물놀이 신발 (미끄럼 방지), 모자
- 물속 기저귀(0~2세), 간편 탈의 가능한 수영복
- 자외선 차단제(원 별 안내 여부 확인)
주의사항
✔ 고가 장난감/물총은 공동 사용이 어려워 다툼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이름 표기는 필수입니다.
✔ 등원 전 간단한 건강 상태 체크는 사고 예방의 시작입니다.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는 물놀이 예시
물놀이는 어린이집만의 활동이 아닙니다. 집에서도 간단한 준비로 아이와 감각 놀이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 베란다에서 대야물놀이: 플라스틱 용기, 플라워 스펀지, 작은 컵 활용
- 욕실에서 얼음 탐색 놀이: 색소 얼음 만들기, 얼음 깨기
- 주방 놀이와 연계한 물+설거지놀이: 물감 식기, 스펀지 활용
가정에서의 경험은 어린이집의 활동과 연결되어, 아이에게 익숙함과 확장된 학습 경험을 제공합니다.
물놀이는 교육입니다 – 정서, 신체, 사회성을 다 담은 시간
우리는 “놀기만 하다 온 것 같아요”라는 말을 쉽게 하지만, 그 ‘놀기만 한’ 시간 속에 교사들은 하루 종일 배움의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물놀이는 그 자체로 정서 조절, 친구와의 관계 학습, 위험 인지 능력 등 아이 삶에 중요한 요소들을 담고 있는 교육 활동입니다.
“교사도 준비하고, 부모도 함께 만드는 여름”
물놀이는 아이만의 이벤트가 아닙니다.
교사의 계획과 안전 관리, 부모의 준비와 배려가 더해질 때, 그제야 아이는 진짜 여름을 배웁니다.
놀이는 곧 배움이며,
여름은 아이에게도, 교사에게도, 부모에게도 함께 만드는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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