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조부모님이 어린 손주들의 등하원을 책임지는 모습은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아침 이른 시간, 작은 손을 꼭 잡고 어린이집 문을 여는 조부모님의 모습은 누구보다 든든하고 따뜻합니다.
부모가 일터에서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것도, 아이가 익숙한 품에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조부모님의 헌신 덕분입니다.
하지만 그 사랑이 더 온전하게 전해지기 위해서는 세대 간 이해, 어린이집과의 소통, 부모와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조부모님이 등하원을 맡을 때 유념해야 할 점들을 중심으로, 조부모님, 어린이집, 부모의 관점에서 다양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사랑을 더 잘 전하기 위한 따뜻한 배려, 지금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조부모님이 꼭 알아두면 좋은 등하원 유의사항
조부모님께서 손주의 등하원을 맡아주실 때, 그 역할은 단순한 '데려다 주고 데려오는 일'에 그치지 않습니다.
아이의 하루가 어떤 리듬으로 흘러가느냐는 등하원의 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중요한 것은 정해진 시간 준수입니다.
어린이집의 일과표는 아이들의 생활 리듬을 안정시키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아침에 늦게 도착하거나 너무 일찍 하원하면 아이가 활동에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오전 등원은 수업 준비와 친구들과의 인사 등 사회적 상호작용이 시작되는 시간입니다.
또한 교사와의 짧은 소통은 꼭 필요합니다.
간단한 인사와 함께 “오늘 아침에 기분이 좋아 보여요”, “어젯밤에 조금 열이 있었어요”와 같은 정보는 교사에게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반대로 교사가 전달하는 소식도 부모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역할을 해주시면, 아이의 하루가 훨씬 안정적으로 이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간식을 주거나 장난감을 들려주는 행동은 꼭 사전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의도는 사랑이지만, 다른 아이들과의 형평성, 알레르기나 보육 규정과 충돌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의 방침에 따라 조율해 주세요.
어린이집 교사와 조부모님, 신뢰를 쌓는 대화의 시작
어린이집에서는 조부모님을 단순히 ‘보호자 대리인’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아이의 생활을 함께 만들어 가는 중요한 협력자로 여깁니다.
하지만 때때로 조부모님이 “나는 그냥 데려다 주는 사람이라 잘 몰라요”라고 말씀하시며 교사와의 대화를 피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교사는 아이의 상태나 가정의 변화, 특이사항 등을 놓칠 수 있어 아이의 돌봄에 공백이 생기게 됩니다.
어린이집 입장에서는 조부모님이 전달자 역할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정서적 안정을 도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제 외할머니 댁에 다녀와서 피곤해요”, “오늘은 낯선 옷이라 낯설어할 수도 있어요” 같은 이야기는 아주 작은 정보 같지만 큰 의미를 가집니다.
또한 등하원 시 교사와 눈을 마주치며 간단한 인사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 ‘우리 어른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안정감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호작용은 아이가 어린이집 생활에 잘 적응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할머니랑 안갈래!” 조부모와 등원을 거부하는 아이의 마음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할머니랑 어린이집 가기 싫어”, “엄마가 데려다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조부모님은 당혹스럽고 서운한 마음이 들 수 있지만, 이건 아이가 조부모님을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아이들은 일관된 환경과 익숙한 패턴을 좋아합니다.
부모와 함께하는 등하원이 익숙했던 아이가 갑자기 조부모님과 등원하게 되면, 변화 자체가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는, 부모와 보내는 아침 시간이 줄어들어 아쉬움이 커졌을 수도 있습니다.
조부모님이 이 상황을 이해하고 **“너가 엄마랑 가고 싶구나, 할머니도 네 마음 알아”**라고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주는 말 한마디는 아이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억지로 상황을 통제하거나, 상처받은 듯한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아이의 감정을 받아들이면서도 따뜻하게 품어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아이는 조부모와 함께하는 등하원도 익숙해지고, 그 시간을 기다리게 됩니다.
조부모님의 인내와 사랑이 결국 아이의 불안을 안정으로 바꿔줍니다
부모와 조부모, 양육의 방향을 맞춰야 아이가 편안합니다
부모와 조부모는 모두 아이를 사랑하지만, 양육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
조부모님은 경험을 바탕으로 육아를 바라보지만, 현대 부모는 최신 보육 정보를 바탕으로 조금 더 규칙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을 지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집에서는 ‘하원 후에 과자를 주지 말아 주세요’라고 요청해도 조부모님은 “한 봉지만 주는 건 괜찮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는 이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고, 아이는 어른들 간의 메시지가 다름을 느껴 혼란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부모님은 어린이집과 부모의 요청 사항을 존중해 주시고,
부모는 조부모님의 수고와 노고에 대해 충분히 감사와 존중을 표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아이를 중심에 두고 보면 정답이 보입니다.
모든 결정의 중심에 ‘우리 아이가 편안하고 안정적인 하루를 보내는가?’라는 질문을 두면 자연스럽게 배려와 소통이 따라옵니다.
조부모님, 아이에게는 ‘익숙함’이라는 선물이 됩니다
어린아이들에게 가장 큰 안정감은 익숙한 사람과의 반복된 일상에서 옵니다.
매일 아침, 할머니의 손을 잡고 어린이집 문을 열고, 저녁에는 할아버지의 미소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일상은 아이에게 그 어떤 자극보다 큰 정서적 보호막이 됩니다.
또한 조부모님은 말없이 아이의 변화를 가장 잘 알아채는 어른이기도 합니다.
하루 이틀 사이에 생긴 기분의 변화, 입맛의 변화, 표정의 다름 등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 섬세함은 큰 장점입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요즘 조부모 대상 간담회나 교육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참여가 가능하다면 기꺼이 동참해 주세요.
세대 간 차이를 줄이고, 어린이집 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조부모님의 경험과 지혜가 교사와 잘 연결될 때, 아이는 더욱 단단하게 자랍니다.
사랑과 헌신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어린이집 현장에서 마주하는 조부모님들의 모습은 언제나 인상 깊습니다.
겨울 아침에도 손주를 위해 눈을 헤치고 오시고,
가방을 대신 들어주시며,
아이의 건강과 감정을 세심하게 살펴주시는 그 모습은 사랑 그 자체입니다.
어린이집도, 부모도, 아이도 조부모님의 역할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서로가 존중하며 소통하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도 손주의 손을 꼭 잡고 어린이집 문을 나서는 조부모님,
그 사랑과 헌신에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더 잘 전해질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배려와 소통’이라는 이름의 다리를 놓아가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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