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린이집CCTV 이야기

어린이집 CCTV 열람, 교사의 입장에서 본 현실과 보호의 필요성

최근 몇 년간 ‘어린이집 CCTV 열람’은 학부모의 당연한 권리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매일 카메라 앞에서 감정노동을 견뎌내고 있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가려져 있습니다.
교사들은 아이를 돌보는 일보다 카메라에 어떻게 비칠지를 더 고민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CCTV가 교사에게 미치는 영향, 실제 사례, 그리고 보육교사 보호를 위한 시스템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 다룹니다.

 

카메라에 어떻게 비칠지를 더 고민해야 하는 교사



감시받는 보육, 교사는 ‘카메라 속 배우’가 아닙니다

하루 평균 8~10시간, 어린이집 교사는 수많은 상황에 마주합니다.
울고 있는 아이를 달래야 하고, 다투는 아이를 말려야 하며, 때론 낯선 돌발 행동을 감정적으로 수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장면은 편집 없이 카메라에 담깁니다.

교사들은 **“실수가 아니라 오해로 손가락질받는 시대”**라고 말합니다.
의도가 없었던 행동도 영상에서는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고, 그 해명은 언제나 뒤따릅니다.
교사의 일상은 이제 ‘보육’이 아닌, ‘해명’에 가까워졌다는 표현도 나옵니다.


실제 사례: 영상만 보고 판단하는 위험성

사례  – 정서적 지지가 오해로 번진 경우

경기도 A 어린이집 교사는, 아이를 다독이며 등을 쓸어내린 장면이 문제 삼아졌습니다.
부모는 "왜 그렇게 강하게 등을 두드리느냐"고 항의했고, 결국 CCTV 열람 이후 교사는 강압적인 태도를 취한 사람처럼 몰렸습니다.
하지만 영상 전후 상황을 보면, 아이는 친구와의 갈등으로 심한 분노 상태였고, 교사는 진정시키기 위해 5분 이상 대화를 이어가며 위로 중이었습니다.
영상만 본 일부 학부모의 판단은, 상황 맥락을 무시한 결과였습니다.

 

CCTV가 교사에게 주는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

CCTV가 있는 상황에서 교사는 다음과 같은 이중 압박을 겪습니다:

  • 감정 조절에 실패할까 두려워 표현을 억제
  • 모든 상황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부담
  • 언제든 열람 요청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경계심
  • 자신의 일상이 누군가에게 해석될 수 있다는 피로감

이로 인해 일부 교사들은 직업을 바꾸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으며,
이직률 또한 보육교사 업계에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CCTV는 교사를 위한 방패도 될 수 있다

반면, 일부 교사들은 **“CCTV가 억울함을 막아주는 방패가 되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 억지 민원이나 부당한 의심에 대해, 객관적 해명이 가능
  • 사건 발생 시, 자신의 입장을 보호할 유일한 증거 자료
  • 부모와의 갈등이 발생했을 때, 팩트 기반 대화 가능성 증가

이처럼 CCTV는 위협이자 방어 수단이 될 수 있으나, 전제 조건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열람 기준과 절차입니다.

교사를 보호하는 시스템, 왜 필요한가?

  1. 무분별한 열람 요청 차단
    정당한 사유 없는 CCTV 열람 요청은 교사의 기본권을 침해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유 코드화와 서류화 절차가 필요합니다.
  2. 열람 시 교사 입회 또는 중재인 참여 제도화
    영상 열람 시, 교사 또는 중립 교직원이 함께 참여해 영상 해석의 균형을 유지해야 합니다.
  3. 교사 심리 회복 시스템
    억울한 민원과 오해로부터 심리적 외상을 겪은 교사를 위한 치유 프로그램이 절실합니다.
  4. 교사에게 이의제기 기회 제공
    열람 영상이 오해로 이어질 경우, 교사에게 정당한 해명 기회를 보장해야 합니다.

학부모와 교사, 적이 아닌 ‘동료’가 되어야 한다

보육은 공동체입니다.
부모와 교사가 적대적인 감정으로 대립하게 되면, 결국 아이의 교육 환경 전체가 흔들리게 됩니다.

CCTV 열람은 감정이 아닌 정보의 도구가 되어야 하며, 공감과 신뢰를 기반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교사는 아이의 하루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보호자이며, 감시가 아닌 협력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교사의 권리를 지킬 때, 아이의 보육도 지켜집니다

‘아이를 위해서’라는 명분 아래, 교사는 종종 무조건적인 희생과 감정을 강요받는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교사도 누군가의 자녀이며, 한 사람의 보호받아야 할 인간입니다.

어린이집 CCTV 열람이 부모의 권리라면, 교사의 권리는 존중받을 권리와 공정한 해명의 기회입니다.
아이의 권리, 부모의 권리, 교사의 권리.
이 셋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어린이집은 진짜 안전하고 따뜻한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