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모들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CCTV 설치입니다.
안전이 최우선인 시대, 이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CCTV가 보호의 도구를 넘어 감시의 수단이 될 때, 그 중심에는 늘 교사의 고충이 존재합니다.
CCTV는 아이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인 동시에, 교사의 감정 노동과 직업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는 양날의 검입니다.
이 글에서는 교사의 입장에서 본 CCTV 열람, 실제 사례, 그리고 보호와 감시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를 중심으로 풀어보겠습니다.
교사 입장에서 본 CCTV, 감시일까? 방어일까?
어린이집 교사들은 이제 교실 안의 모든 상황이 녹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채 하루를 보냅니다.
기저귀를 갈고, 밥을 먹이고, 감정을 달래고, 다투는 아이들을 말리는 그 모든 과정이 CCTV 속에 담깁니다.
많은 교사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와 눈을 맞추는 대신, 카메라 각도를 먼저 의식하게 됩니다.”
“내 행동이 ‘오해’받을 수 있는 장면으로 편집되지 않을까 걱정돼요.”
즉, 교사는 하루 종일 평가받는 환경에 놓여 있으며, 이로 인해 신체뿐 아니라 정신적인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교사 사례: “아이를 보며 울고, 퇴근하며 더 울었습니다”
서울 소재 한 국공립 어린이집의 교사는 이런 경험을 털어놓았습니다.
하루는 부모가 열람한 CCTV 영상 중, 아이의 울음을 잠재우기 위해 손을 가볍게 토닥이는 장면이 문제 삼아졌습니다.
“폭력은 아니었지만, ‘세게 쳤다’는 식의 주장이 있었고, 결국 감정적 충돌로 이어졌습니다.
영상만 보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는 걸 알지만, 교사의 의도나 상황은 녹화되지 않습니다.”
이 교사는 결국 다른 반으로 이동 배치되었고, 몇 달 후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부모의 감정, 교사의 명예… 어디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
CCTV 열람은 부모의권리입니다.
하지만 이 권리는 **‘공정성’과 ‘절제’**를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한편 교사는 자신의 행동이 절단된 맥락으로 해석될까 두려워하며, 매 순간 자신을 검열합니다.
양측 모두 피해자일 수 있습니다.
부모는 내 아이가 피해를 볼까 두렵고,
교사는 내 진심이 오해받을까 두렵습니다.
이 두 공포 사이에 ‘제도적 안전장치’가 존재하지 않으면, 신뢰 기반의 보육환경은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린이집도 시스템이 필요하다 – 교사 보호 장치 4가지 제안
1. CCTV 열람 사유표 정립
어떤 경우에 열람이 가능하고, 어떤 경우엔 우선 소통이 선행되어야 하는지를 정한 ‘사유표’를 모든 부모에게 공유해야 합니다.
2. 중립 입회의무 도입
CCTV 열람 시, 과잉 해석을 예방할 수 있는 전문가가 배삭해야 합니다
3. 교사에게 이의제기권 부여
교사는 영상 해석에 대해 정당한 설명 기회를 부여받아야 하며, 부모 역시 감정이 아닌 설명에 귀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4. 교사 심리회복 지원 시스템
부당한 비난이나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전문 상담 지원 제도가 필요합니다.
CCTV 열람은 결국, 모두의 신뢰를 위한 도구여야 합니다
CCTV가 없다면 부모는 불안을 안고 아이를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CCTV가 과도하게 활용된다면, 교사는 불안감을 안고 아이를 돌보게 됩니다.
보육은 단지 ‘아이만 보는 일’이 아닙니다.
아이를 둘러싼 부모, 교사, 사회 전체의 책임을 나누는 구조입니다.
CCTV가 아이를 보호하는 도구로 자리 잡기 위해선,
누군가의 감정에 의해 흔들려선 안 됩니다.
아이의 안전을 위해, 교사의 존엄도 지켜져야 합니다
CCTV 열람은 아이를 위한 결정이지만, 그 열람이 교사의 마음을 짓밟는 방향으로 흐른다면, 결국 그 피해는 다시 아이에게 돌아옵니다.
아이를 중심에 두고 고민한다면,
우리는 CCTV 열람에 있어서도 균형과 존중을 바탕으로 한 절차적 정의를 지켜야 합니다.
부모의 정당한 권리와 교사의 정당한 보호가 함께 공존할 때,
비로소 아이는 안심하고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누리게 됩니다.
이제는 감시가 아닌, 신뢰의 장치로서의 CCTV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태도와 시스템이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
'어린이집CCTV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이집과의 신뢰를 지키며 아이를 지키는 방법- CCTV 열람과 관련하여 (2) | 2025.08.13 |
---|---|
어린이집 CCTV 열람, 교사의 입장에서 본 현실과 보호의 필요성 (2) | 2025.08.12 |
어린이집 CCTV 열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와 부모가 흔히 하는 오해들 (3) | 2025.08.10 |
어린이집 CCTV 열람, 부모가 반드시 이해해야 할 권리와 절차 (3) | 2025.08.08 |
어린이집 CCTV 열람, ‘권리’만 앞세우면 아이가 상처받습니다 (1) | 2025.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