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국 작가의 『아까 화냈어야 했는데』(앳워크, 2019)는 제목부터 마음을 건드리는 책입니다.
보육현장에서, 가정에서, 인간관계 속에서 우리는 종종 화를 내지 못하고 후회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합니다. ‘화를 내지 않는 게 미덕’이라는 착각이, 오히려 관계를 망치고 나를 지친 사람으로 만든다고요.
화는 부정적인 감정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건강한 표현임을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왜 나는 참기만 했을까?”
“어떻게 말했어야 내 마음을 전할 수 있었을까?”
이 책은 그러한 질문에 대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답을 줍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와닿았던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화를 참는 게 미덕인 줄 알았는데, 그게 나를 사라지게 만든다.”
우리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때로 너무 많은 걸 참습니다.
특히 보육교사, 원장, 부모라는 역할 속에서
감정은 더욱 억눌러야 한다고 배우죠.
하지만 그 억눌림은 결국 번아웃으로, 우울로, 상실감으로 이어집니다.
조명국 작가는 그런 우리에게
감정을 숨기지 말고 **'표현하는 기술'**을 가르쳐 줍니다
.
조명국 작가의 감정표현법 요약
- 감정은 ‘조절’이 아닌 ‘이해’의 대상이다
- 화는 ‘내가 상처받았다는 신호’다
- 화가 날 때는 상대를 탓하기보다, ‘내 감정’을 먼저 말하라
- 표현은 ‘사실 + 감정 + 요청’으로 구체화하라
-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느낀 감정을 ‘지금’ 말하라
보육교사로서의 적용
보육교사는 감정노동의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아이의 울음, 부모의 요구, 동료 간 갈등 속에서
‘나는 괜찮다’고 말하며 매일을 버팁니다.
하지만 괜찮지 않을 때, 그 감정을 억누르면 결국 더 큰 폭발로 돌아옵니다.
이 책은 교사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곧
아이에게 ‘건강한 감정 표현’을 가르치는 교육임을 말해줍니다.
아이에게 “화내지 마”라고 하기 전에,
“화가 날 때 이렇게 말할 수 있어”라고
보여주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원장으로서의 적용
원장은 감정을 가장 뒤로 미루는 자리입니다.
교직원 간의 긴장, 학부모 민원, 운영 스트레스 속에서
늘 ‘괜찮은 리더’의 얼굴을 해야 하죠.
하지만 리더도 사람입니다.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적절하게 표현하는 연습’이
조직의 건강한 분위기를 만드는 첫걸음입니다.
책을 읽고 저는 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말해보았습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마음이 힘들었어요. 우리 같이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이 한 문장이 직원과의 관계를 훨씬 더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부모로서의 적용
“아이 앞에서 화내면 안 돼.”
“참는 게 부모의 도리야.”
이런 말이 때로는 부모를 더 아프게 합니다.
『아까 화냈어야 했는데』는 부모도 감정을 표현할 권리가 있고,
그 표현이 오히려 아이에게 정서 안정을 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볼 수 있습니다.
“엄마는 지금 조금 속상해. 네가 말없이 나가서 마음이 불안했거든.”
감정은 소통의 시작이지,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책의 장점
- 얇고 가볍지만 울림이 크다
- 감정표현을 위한 실제적인 문장 연습 예시가 있다
- 교사, 부모, 리더 모두에게 적용 가능한 폭넓은 시선
아쉬운 점
- 분노조절장애나 심리적 외상과 관련한 보다 깊은 임상적 설명은 부족
- 감정의 종류별 접근보다, ‘화’ 중심의 논의가 많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보육교사나 부모로서 늘 ‘괜찮은 척’하는 삶에 지친 분
- 갈등을 회피하다 결국 후회하는 분
- 자신의 감정을 말하는 게 어색하거나 두려운 분
- 조직 내에서 ‘지혜로운 리더십’을 고민하는 원장님
세 줄 요약
화를 참는다고 관계가 좋아지진 않는다
감정은 나를 지키는 언어이며, 표현은 배워야 하는 기술이다
『아까 화냈어야 했는데』는 우리가 외면해온 감정을 꺼내어, 따뜻하게 들여다보게 하는 책이다
『아까 화냈어야 했는데』는 단순히 감정을 표현하라는 책이 아닙니다. 내 마음을 미루지 않고, 내 편이 되어주는 연습을 권하는 따뜻한 초대입니다. 만약 지금 감정을 삼키고 있는 당신이 있다면, 이 책은 무례해지지 않으면서도 나를 지킬 수 있는 용기를 건넬 거예요. 때론 부드럽게, 때론 단호하게 스스로의 감정을 인정하고 꺼내는 법을 배우는 건,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삶의 태도니까요. 부디 이 책이 당신의 하루를 조금 더 단단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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