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세반 교사는 아이들과 말을 하지 않는다구요?”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교사는 울음의 높낮이, 눈빛의 떨림, 손끝의 움직임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으며, 하루 종일 아이들과 ‘대화’합니다.
아기들의 옹알이 하나하나에도 귀 기울이며, 언어로 반응하고 상호작용하며, 끊임없이 소통합니다.
이 글은 하루 8시간 이상 아기들과 함께하는 0세 영아반 어린이집 교사의 실제 하루를 시간대별로 기록한 것입니다.
단순한 돌봄을 넘어, 감정과 건강, 생리와 정서까지 책임지는 전문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하루입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아기들을 돌본다는 건, 말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노력은, 매 순간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루는 준비에서 시작된다 (07:30 ~ 08:00)
0세반 교사의 출근은 아이들보다 빠릅니다. 아직 고요한 교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실내 온도를 확인하고, 수면실의 조도를 조절합니다.
젖병 소독기를 점검하고, 장난감을 정리하며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칩니다. 그날 제공될 이유식이나 수유 스케줄도 확인합니다.
교사는 아이들이 오기 전부터 ‘하루 전체의 컨디션’을 설계합니다.
등원 시간: 아이보다 부모와 먼저 눈 맞춤 (08:00 ~ 09:00)
아기들은 울면서 옵니다. 익숙하지 않은 장소, 낯선 공기, 떨어지는 엄마의 손길.
이때 교사는 “엄마의 긴장감”부터 먼저 풀어줘야 아이도 차분해집니다.
아이를 안고 울음을 받아내면서도, 부모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입니다.
“오늘 새벽에 설사했어요”, “어제 예방접종 맞았어요.”
그 한 문장이 아이의 하루를 완전히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전 활동: 교사 1명당 3명 아기와의 놀이 (09:00 ~ 11:00)
0세 아기들은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교사는 ‘관찰’로부터 모든 활동을 시작합니다.
어제보다 반응이 느린 아이가 있다면, 오늘은 좀 더 자극을 줄 수 있는 촉감 놀이를 선택합니다.
거울을 보고 웃거나, 오뚝이를 잡고 넘기면서 반응을 유도합니다.
이때 모든 행동은 사진이나 메모로 기록되며, 보육일지에 반영됩니다.
이유식 그리고 점심과 수유 시간: 식사 이상의 돌봄 (11:00 ~ 12:30)
수유와 이유식은 절대 한 번에 끝나지 않습니다.
각 아이의 속도에 맞춰 수저를 들고,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지 눈으로 살핍니다.
어떤 아이는 미음을 거부하고, 어떤 아이는 트림을 하지 않아 20분 이상 안고 있어야 합니다.
교사는 식사가 끝나면 기저귀 상태, 표정, 소화 상태까지 메모합니다.
여기서 이상이 있으면, 바로 부모에게 전달해야 하니까요.
낮잠 시간: 가장 긴장되는 시간 (12:30 ~ 14:30)
아기들이 자는 시간은 교사에게 일을 처리할 ‘유일한 시간’이자 가장 긴장된 순간입니다.
불안한 수면 자세를 바꿔주고, 수시로 복부와 호흡을 확인합니다.
코가 막히거나, 발열 기운이 느껴지면 곧장 간호사나 원장에게 보고합니다.
동시에 이 시간에는 보육일지 정리, 사진 편집, 다음 활동 준비도 이뤄져야 하죠.
아이들은 자고 있지만, 교사의 정신은 더 또렷해집니다.
귀가 전 활동: 정리 속의 소통 (14:30 ~ 16:30)
간식을 먹이고, 아이들을 기분 좋게 놀게 하면서도
하루의 마무리를 위한 ‘개별 체크리스트’를 소리 없이 완료합니다.
기저귀를 마지막으로 갈고, 몸에 혹이나 상처는 없는지 살피고,
전달사항이 있다면 꼭 메모하거나 말로 부모에게 전달합니다.
어떤 날은 아이의 표정만으로도 부모의 하루가 바뀌기도 하니까요.
교사의 하루는 아이가 떠난 뒤에 끝난다 (16:30 ~ 19:30)
아이들이 모두 떠나면 교사는 뒤늦게 앉아 정리합니다.
내일 활동 계획을 다시 수정합니다.
장난감 소독, 바닥 정리, 이유식 냉장보관 확인까지.
그제서야 집으로 향합니다. 하루 10시간 가까이 아이들과 함께한 몸은 무겁지만,
한 명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귀가했다는 안도감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0세반 교사는 ‘보이지 않는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0세 영아들의 세상’ 그 자체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것이 낯설은 귀하고 작은 생명들과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감정, 건강, 생리 영아의 모든 것을 ‘직감’과 ‘기록’으로 해석해내는 일입니다.
0세반 교사는 단순한 보육자가 아니라, 아이의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보는 진정한 전문가입니다.
이들의 하루를 더 많은 이들이 이해하고, 공감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부모로서, 한 명의 인간으로서도
이 헌신에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넬 수있길 소망합니다.
덧붙이자면, 위의 내용은 일반적인 어린이집의 일과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입니다.
어린이집의 유형에 따라(국공립 어린이집, 직장 어린이집, 민간 어린이집, 가정 어린이집, 부모협동 어린이집 등)운영 방식이나 하루 흐름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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