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원장님은 말없이 교사를 지켜보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걷는 사람이에요.”
이 말은 보육교사가 한 인터뷰에서 직접 전한 이야기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원장의 존재는 단순한 관리자를 넘어, 교사의 일터를 지탱하는 기둥이 됩니다.
교사는 매일 아이들과 정서적으로 소통하고, 부모와 민감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물리적·정신적 에너지를 쏟아냅니다.
이 과정이 지속되려면 반드시 필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바로, **‘원장에 대한 신뢰’**입니다. 그렇다면 교사는 어떤 원장을 신뢰하게 될까요?
1. 존중의 시작은 ‘믿음’입니다 – 자율성과 전문성을 인정해주는 리더
한 보육교사는 “아이에게 새로운 놀이를 시도해보고 싶다는 제안에, 원장님이 ‘좋아요, 해보세요!’라고 해주셨을 때 정말 감동이었다”고 말합니다.
교사는 현장 전문가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어린이집에서는 “그건 우리 원 스타일이 아니야”라는 말 한마디에 교사의 의욕이 꺾이는 일이 흔합니다.
2023년 보건복지부의 어린이집 근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보육교사의 61.8%는 ‘자율성이 부족한 환경’이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반대로, 좋은 원장은 교사의 전문성과 시도를 믿고, ‘관리자’가 아니라 ‘동료’의 시선으로 다가옵니다.
그 신뢰는 곧 보육의 질로 이어지고, 교사의 지속가능성 또한 높여줍니다.
2. 칭찬은 교사를 웃게 합니다 – 작은 말 한마디의 힘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이 한 마디는 교사에게 감정노동을 버틸 수 있는 위로가 됩니다.
유아교육전문지 <월간유아>의 설문에 따르면, 교사들이 원장에게 바라는 가장 기본적인 태도는 ‘칭찬과 격려’였습니다.
무엇을 더 하라고 요구하기 전에, 지금도 충분히 애쓰고 있다는 걸 인정해주는 자세.
좋은 원장은 교사의 ‘성과’만 보지 않습니다.
- 눈에 띄지 않아도 아이를 조용히 안아준 순간
- 서류 마감 후 조용히 남아 교실을 정리하던 모습
이런 순간들을 기억하고 “고맙다”고 말할 줄 압니다.
그 작은 언어가 교사의 자존감을 세우고, 원에 대한 신뢰로 쌓입니다.
3. 고충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을 때, 교사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선생님, 요즘 어떠세요?”
이 질문을 진심으로 던져주는 원장은 드뭅니다.
보육교사의 이직 사유 1위는 '정신적 소진'(한국보육진흥원, 2022)입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혼자 끌어안고 있는 어려움’**입니다.
한 교사는 “아이의 문제행동으로 매일 가정과 상담을 해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스스로도 지쳤어요. 그때 원장님이 ‘오늘은 내가 대신 이야기해볼게요’라고 해주셨어요. 그 말이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났습니다”라고 회고했습니다.
좋은 원장은 교사의 어려움에 대해 먼저 물어보고, 기꺼이 곁을 내어주는 사람입니다.
그런 존재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교사에겐 버틸 수 있는 ‘기둥’이 됩니다.
4. 공정함은 신뢰의 기본값 – 감정보다 원칙으로 운영하는 원장
감정적인 원장은 교사에게 긴장을 유발합니다.
- 기분에 따라 말투가 달라지고,
- 특정 교사에게만 업무가 몰리거나
- 회의 중 누군가를 공개적으로 질책하는 일…
이런 환경은 신뢰를 무너뜨립니다.
좋은 원장은 개인의 감정보다 ‘원칙’을 우선합니다.
- 근무시간, 연가 사용, 업무 분장 등에서 공정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 피드백도 비난이 아니라 개선 중심의 언어로 전달합니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우리 원장님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대해요”라는 말로 이어지고,
조직 전체에 안정감을 불어넣습니다.
5. 교사의 삶도 이해하는 사람 – 워라밸을 존중하는 리더
“교사는 보육만 하는 게 아니에요. 누구나 가족이 있고, 몸이 아플 때도 있어요.”
좋은 원장은 ‘선생님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습니다.
- 회식 대신 원하는 교재비 지원
- 업무 외 시간엔 연락 최소화
- 병가나 연가 신청 시 눈치주지 않기
- 연말 결산 대신 ‘돌봄 피로 회복의 시간’ 마련
이런 ‘작은 배려’들이 누적되면, 교사는 자연스럽게 말합니다.
“내가 이 원에 오래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습니다. 좋은 원장은 교사를 오래 머무르게 하는 사람입니다.
억지로 잡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머물게 하는 힘은 바로 이해와 배려에서 나옵니다.
신뢰는 숫자가 아니라, 태도로 증명됩니다
교사는 하루에도 수십 번의 판단을 하고, 수많은 감정을 아이 앞에서 견뎌냅니다.
그 모든 순간의 뒷배경엔, 원장의 태도가 있습니다.
- 내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
-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신호
- 내 의견이 반영될 수 있다는 희망
이 세 가지가 충족될 때, 교사는 아이 앞에서 미소 지을 힘을 얻습니다.
좋은 원장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교사의 마음을 먼저 살피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있을 때, 어린이집은 단지 일터가 아닌 함께 자라는 공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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