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한솔영유아교육과정 총론』 -"교육과정은 교사의 철학으로 완성된다"
도서 정보
- 책 제목: 『한솔영유아교육과정 총론』
- 저자: 한솔어린이보육재단 교육연구소
- 출판사: 한솔어린이보육재단 (도담서가)
- 초판 발행: 2025년 1월
- 쪽수: 180쪽
- ISBN: 9791197032967 ㈜연합시스템+8예스24+8교보문고+8
책을 읽게 된 이유
현장에서 보육교사로 일하며 ‘누리과정’을 실제로 실행하는 일은 늘 고민의 연속입니다.
교육과정 문서를 읽는 것과 실제 아이를 마주하는 것 사이엔 생각보다 큰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솔영유아교육과정 총론』은 교사가 교육과정을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귀중한 지침서였습니다.
단순한 이론 소개서가 아니라, 한솔재단의 오랜 실천을 기반으로 정제된 교육철학과 실제 적용 방안이 담긴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습니다.
핵심 메시지
『한솔영유아교육과정 총론』은 다음과 같은 중심 메시지를 전합니다
- 교육과정은 아이 중심 '발현적' 과정이다
"한솔영유아교육과정은 단순히 교육의 내용을 담은 과정이 아니라, 교사가 매순간 교육적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철학과 가치를 제공하는 틀이다" (p. 22) - 환경 구성으로 교육 가치를 실천한다
교실 환경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놀이 중심의 경험을 돕는 학습 환경이며, 이 환경 안에서 아이는 다양한 자율성과 상호작용을 경험하게 됩니다 (p. 45) - 관찰·기록·협력의 순환
유아 관찰과 기록은 보육 실천의 출발점이며, 이를 기반으로 한 동료 교사와의 협업과 부모와의 관계 형성이 강조됩니다 (p. 78)
인상 깊었던 가르침과 개인적 통찰
“아이의 하루가 곧 교육과정이다.”
책의 이 문장을 읽으며, 아이들의 자율놀이 시간에 무언가 ‘교육적 개입’을 하지 않으면 불안했던 제 과거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시선에서 하루를 바라보고, 그 흐름을 기록해보니 교육은 반드시 교사가 계획한 ‘수업’ 속에만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날 한 아이가 모래놀이에서 끈기를 보이며 구멍을 파고 있었고, 저는 이를 단순 놀이로 치부해 관찰만 하다 지나쳤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다시 생각해보니, 그 시간은 '탐색과 인내', '문제해결력'이 스스로 발휘된 교육과정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교사는 계획을 실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의 삶을 해석하고 조율하는 역할임을 깨닫게 해주는 책입니다.
“환경 구성은 교육 가치 실천의 시작”
교실의 물리적 배치를 바꾸었을 때, 아이들의 동선과 상호작용 방식이 달라지는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물건의 배치, 놀이 활동 존(zone)의 구성, 교구 선택 등 환경이 학습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다룹니다.
"환경 구성은 아이의 자발적인 경험을 독려하는 첫 걸음"이라는 문장(p. 46)은 현장의 경험과 철학을 연결해줍니다.
“관찰과 기록을 통해 ‘살아있는 교육과정’이 완성된다”
특히 관찰과 기록의 순환적 중요성을 강조한 장(p. 77–79)은 제게 기록 자체의 의미를 다시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교사는 기록을 통해 교육현장의 맥락과 아이의 관심을 해석하고, 이를 다시 환경과 활동 설계에 반영하는 반복적 성찰자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는 즉시 실천 가능한 통찰이었습니다
실생활 적용 방법
- 일과 흐름을 교육과정으로 해석하기
자유놀이·간식시간·정리 시간 등의 일상 흐름을 아이들의 발현 중심 활동으로 보고, 관찰 기록→활동 설계로 연결해보세요. - 교실 환경 재구성 워크숍 진행
동료 교사와 함께 교실 물건을 재배치하고, 놀이 영역을 재구성하며 환경이 아이의 상호작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공유합니다. - 기록 회고 제출 미니 루틴 만들기
매주 간단한 관찰과 기록을 작성하고, 동료와 열람 · 개선 아이디어를 나누는 소규모 기록 회고 모임을 운영해 보세요.
장점과 단점, 그리고 추천 대상
장점
- 철학적 기반 위에 실제 보육 현장 경험이 조화롭게 녹아 있음
- 놀이 중심 교육과정의 이론과 실천을 모두 제시
- 교사 협업, 기록, 환경구성 등 전체 흐름을 시스템적으로 설명
단점
- 구체적 활동 예시는 적어, 세부 실천을 원할 경우 보조자료 필요
- 초임 교사에게는 철학적 개념의 추상성이 높게 느껴질 수 있음
추천 대상
- 유아 중심 교육과정 실천에 목마른 보육교사
- 교실 환경 재구성과 기록 중심 교육설계를 시도하는 교사
- 교육 철학과 실제 보육 실행을 연결하고자 하는 어린이집 원장·예비교사
세 줄 요약
- 유아 중심의 ‘발현적 교육과정’을 철학과 구조로 보여주는 실천서다.
- 환경 구성과 관찰·기록·협력의 순환이 교육과정을 완성하는 핵심이다.
- 보육 현장에서 진정한 아이 중심 교육을 실현하고자 하는 교사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현장의 선배로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보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저는 교육과정이 단순히 ‘계획서’가 아니라 아이와 교사가 함께 써 내려가는 스토리라는 믿음을 키워 왔습니다.
그 과정은 계획만큼이나 교사의 관찰력과 해석력, 그리고 환경과 기록을 디자인하는 전문성을 요구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매뉴얼이 아닙니다.
그 대신, 교육 현장에서 매순간 마주하는 질문들—“이 아이의 오늘은 무엇이었을까?”, “이 환경은 아이의 놀이를 어떻게 바꾸었나”를 던지게 하고, 스스로 답을 찾게 만들어 줍니다.
아이의 선택, 놀이의 과정을 세심히 기록하고, 교사와 동료, 부모와 함께 해석하는 과정이 쌓일수록, 교육과정의 진정한 주체는 아이와 교사 공동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보여줍니다.
『한솔영유아교육과정 총론』은 아이의 삶과 교사의 성장을 동반하는 교육철학과 실천의 지도를 제공하는 책입니다.
아이 중심 교육을 더 마음 깊이 실현하고자 하는 모든 보육인에게 깊이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