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어떤 어른』 – 김소영 지음 (사계절, 2024년)
‘어른’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질 때
『어떤 어른』은 『어린이라는 세계』로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던 김소영 작가가 2024년에 발표한 최신 에세이집이다. 전작이 ‘아이’를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법을 일깨워주었다면, 이번 책은 그 아이들 곁에 있는 ‘어른’은 어떤 존재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한다.
‘어른답게’라는 말이 점점 공허해지는 시대다. 책임을 회피하거나 지혜 없이 지시하는 모습으로 오히려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어른이 많아지는 현실 속에서, 나는 ‘좋은 어른’이란 어떤 모습일지 다시 묻고 싶어 이 책을 펼쳤다.
책의 메시지 – 어른은 아이 곁에서 삶을 함께 살아주는 사람이다
김소영 작가는 말한다.
“아이에게 영향을 주는 어른이 되겠다는 다짐은, 결국 나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어른이란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성찰하며 아이와 함께 자라나는 존재라는 것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들과 ‘같이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책은 육아, 교육, 사회적 갈등 등 다양한 현실적 장면 속에서 어른으로서의 태도를 섬세하게 짚는다.
가르치려 하지 않고, 대신 ‘함께 앉아 있어주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지지를 줄 수 있는지, 말보다 ‘존재 자체’로 영향을 주는 어른의 모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한다.
인상 깊은 가르침과 개인적 사례
1️⃣ “어른은 말보다 태도로 말한다”
작가는 책에서 한 선생님 이야기를 전한다. 아이가 힘들어 수업을 거부하던 날, 선생님은 아이에게 다가가 조용히 “너 괜찮을 때까지 여기 있을게”라고 말하며 옆에 앉아 있었다고 한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태도는 아이의 마음을 열게 만들었다.
이 장면은 교육자로서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했다. 종종 ‘무엇을 말할까’에 집중하느라, ‘어떻게 함께 있을까’를 잊고 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아이 곁에서 ‘존재로 말하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하게 했다.
2️⃣ “어른도 불완전하지만, 그 모습 그대로 의미가 있다”
책에는 작가가 자신의 실수를 고백하는 장면도 여럿 등장한다. 아이 앞에서 조급해진 자신을 반성하거나, 어설픈 말로 상처를 줄 뻔한 순간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그 고백은 오히려 위로가 된다.
‘완벽한 어른’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함을 인식하고 고쳐나가려는 자세가 아이에게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나는 어린이집 운영자로서 교사들의 실수나 흔들림을 가까이서 본다. 이 책은 그런 순간에 서로를 정죄하기보다, **“우리 모두 배우는 중인 존재”**라는 시선을 갖게 도와준다.
개인적 통찰과 실생활 적용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두 가지를 실천 중이다.
-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는 ‘멈춤’의 연습
일이 바쁘고 일정에 쫓길 때, 아이의 작은 말에도 멈춰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물어보려 한다.
대답보다 경청하는 태도가 아이에게 큰 안정감을 준다는 걸 알게 됐다. - 교사와 부모에게 ‘완벽’보다 ‘정직한 어른됨’을 권하는 태도
회의나 상담 자리에서 “우리가 다 알 수는 없어요. 다 같이 배우는 거예요”라는 말을 자주 쓰게 되었다.
서로의 어른됨을 ‘성장형’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현장을 더 따뜻하게 만든다.
장단점, 추천 대상, 세 줄 요약
✅ 장점
- 김소영 특유의 따뜻하고 진정성 있는 문장이 가슴에 잔잔히 스며든다
- ‘어른’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부담 없이 풀어내며 독자 스스로 성찰하게 만든다
- 현실적 사례가 많아 공감과 적용이 쉽다
❗단점
- 다소 일관된 톤이 반복돼 중반 이후는 호흡이 느려질 수 있음
- 자녀 양육을 직접 경험한 독자에게는 약간 이상주의적으로 느껴질 수 있음
🎯 추천 대상
- 부모, 교사, 보호자 등 아이와 일상을 함께하는 모든 어른
- 자기 성찰을 통해 성장하고 싶은 성인 독자
- ‘좋은 어른’이라는 질문 앞에 고민하고 있는 청년, 사회 초년생
📌 세 줄 요약
- 『어떤 어른』은 아이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어른의 태도를 진심으로 돌아보게 만든다.
- 말보다 존재로 영향력을 주는 어른됨을 섬세하게 짚는다.
- 완벽함보다 ‘성장하려는 자세’가 더 중요한 어른의 조건임을 일깨운다.
“좋은 어른이 된다는 건, 아이의 눈을 다시 빌려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다.”
『어떤 어른』은 나를 교사, 부모, 리더로서뿐 아니라 ‘한 사람의 어른’으로 다시 세우게 만든다.
지금 아이 곁에 있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그 시작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단단하고 따뜻해지는 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https://vo.la/fiRknXT